다섯편의 이야기. 재밌다.
특히 첫번째 단편 조업밀집구역 과
세번째 토막이 인상 적이다.
네번째 귀촌 가족도 반전이 좋았다. 다른 두 작품도 멋지고 훌륭한 이야기 다.
조업밀집구역은 우리 삶에 이미 깊이 뿌리내린 편의점 이라는 공간과 그 주변의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고 현장감 넘치게 전달해 주는 많은 묘사와 대화들이 우리와 별반 다르지 않은 이웃의 모습들 같아서 친근하게 느껴졌다. 역시나 우리 소설에는 가족이 등장 해야만 하는걸까. 뭐, 아닌 소설도 분명 있겠지만.
토막은 귀신 호러물을 그 옛날 피터잭슨의 데드얼라이브 처럼 웃기고 괴기스러우면서도 신나게 묘사한 것들이 신선했다. 비슷한 소재 내용이라도 다른 방식으로, 다른 시각으로, 다른 장르적 재미를 추구하면 전혀 다른 이야기가 된다는 것을 다시금 상기하게 해 준다. 이것이 내러티브(서사)의 힘 이랄까.
귀촌가족도 초반은 조금 심심하고 평범한 시골마을과 흔한 도시 가족의 적응기가 큰 감흥 없이 다가왔지만 점차 비밀이 드러나고, 숨겨야 했던 진실들이 조금씩 밝혀지면서 마지막에 툭 하고 던지는 반전은 꽤 그럴듯 했다. 왜 이런 생각을 못 했을까. 아직도 사고의 틀에 갇혀 있는 내 자신의 한계를 느끼게 한다.
좋은 이야기, 재미있는 단편 소설을 선물해준 교보문고에 심심한 감사를.
언젠가 내가 쓴 이야기도 이 책에 실려 나오는 날을 고대하며.
소설은 현실을 반영할 수 밖에 없다. 그것이 어둠이든 빛이든 상관없이.
안타깝게도 여전히 우리는 너무 많은 어두움에 둘러싸여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