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의 ‘오바이크(oBike)’: 씨게임 열풍 속 자전거 공유 서비스, 성공할 수 있을까?


쿠알라룸푸르의 ‘오바이크(oBike)’: 씨게임 열풍 속 자전거 공유 서비스, 성공할 수 있을까?

2017년 8월 19일, 제29회 SEA Games(동남아시안게임) 개막을 앞두고 쿠알라룸푸르는 새롭게 정비된 도로와 도색으로 활기를 띠었습니다. 그런데 개막 몇 주 전부터 시내 주요 호텔과 관광지 곳곳에 눈에 띄는 노란색 자전거들이 등장했습니다. 바로 **oBike(오바이크)**라는 자전거 공유 서비스였습니다.


말라카에서 KL까지, oBike의 확장과 의문점

oBike는 이미 말라카에서 서비스를 시작했던 것으로 알려져 있습니다. 말라카는 자전거로 둘러보기 좋은 지형적 특성상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필요할 만한 곳이었지만, 예상과는 달리 이용률이 저조하여 사실상 방치된 자전거들이 많았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자전거 도로가 거의 없는 쿠알라룸푸르에 oBike가 갑자기 도입된 배경에는 SEA Games의 영향이 컸을 것으로 추정됩니다. 하지만 자동차 위주의 도로 환경을 가진 쿠알라룸푸르에서 과연 자전거 공유 서비스가 성공할 수 있을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되었습니다.


쿠알라룸푸르 oBike의 현실: 제한적인 이용과 열악한 환경

개인적으로 oBike를 이용하는 외국인을 딱 한 명 목격했을 정도로, 당시 쿠알라룸푸르에서 oBike 이용자를 찾아보기는 매우 어려웠습니다. 앱 기반의 공유 서비스라는 시도 자체는 높이 평가할 만하지만, 자전거 이용에 필수적인 전용 도로나 안전한 환경이 전무한 상황에서 운전자들은 차도에서 자전거를 타야 하는 위험에 노출될 수밖에 없었습니다.

또한, 자전거들이 거치대나 지붕 없이 길거리에 방치되어 비를 맞는 등, 관리 소홀로 인한 고장 위험도 커 보였습니다. 싱가포르에서 시작하여 대만, 심지어 한국 분당에까지 시범 도입되었던 국제적인 서비스임에도 불구하고, 쿠알라룸푸르에서는 그 잠재력을 발휘하기 어려워 보였습니다.


oBike의 한계: 접근성과 인프라의 부재

oBike는 주로 시내 중심가나 주요 관광지 근처에만 배치되어 있어, 필자처럼 외곽 거주자들이 집 근처에서 이용하기에는 현실적인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자전거 공유 서비스는 사용자 접근성이 매우 중요한데, 인프라의 한계로 인해 서비스의 확장성 또한 제한적일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러한 문제점들을 미루어 볼 때, oBike의 쿠알라룸푸르 진출은 oBike 자체의 오판이거나, 쿠알라룸푸르 시의 성급한 결정이었을 가능성이 큽니다. 장기적으로 볼 때, 누군가는 이 결정에 대해 후회하게 될 것이라는 예측은 어쩔 수 없는 것이었습니다. 안타깝게도, 많은 자전거들이 제 기능을 하지 못한 채 방치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었습니다.

그리고. 이미 오래전에…. 이 자전거는 흔적도 없이 사라져 버렸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