성수기에 접어드니 쉬는 날이 점점 줄어든다. 쉬는날이면 누리는 작고 소소한 즐거움 중에 최고는 배캠(배철수의 음악캠프)을 듣는것이다. 철수아저씨의 구수하면서도 저음의 차분한 목소리와 함께 즐기는 다양한 팝, 락, 기타 여러 장르의 음악들은 언제나 새롭고 참 즐겁다.
중간의 짧은 이야기나 여러 멘트들도 생각할꺼리를 주고.. 유익하기도 해서 진정 남녀노소 누구나 애청자가 될 수 밖에 없다. 문자 사연들을 들으면 그런 애정이 듬뿍 담겨있다.
특히나 세계 곳곳, 저마다 다른 모습으로 다양한 장소에서 같은 음악을 들으며, 비슷한 감성에 젖어든다는 건 오래전부터 말하는 이른바 지구촌에서야 별게 아니지만 참 편리하고 멋진 기술의 혜택중에 하나라는 생각이 든다.
오늘도 그루브 가득한 음악과 함께 하는 오후가 그래서 더 특별하다.
다 좋은데, 단 하나 중간중간에 자주 나오는 광고는 이런 좋은 분위기를 깨는데 한몫 하기에 별로 좋진 않지만, 그래도 어쩌랴… 공짜로 이런 좋은 라디오 방송을 외국에서도 무료로 듣기위해서 필요하다면 볼륨을 줄였다가 다시 키우면 되니까 괜찮다. 어차피 나에겐 쓸모없는 한국의 광고들이기도 하고..
공짜 음악을 광고없이 듣기위해서 많은 라디오 어플들을 자주 애용했었는데, 그 중 괜찮았던 8tracks 는 수익성(?) 때문에 투자를 받는 과정에서 월드와이드 지원이 안되게 되서 여기선 쓸모가 없어져 버렸다. 그외에 스포티파이 나 기타 유명한 어플들도 써봤지만 버퍼가 심하다던지 한두가지라도 불편한 것들이 생기면 바로바로 삭제를 해버렸다.
지금은 Yo! Tuner Radio 앱을 같이 이 MBC mini 어플과 함께 사용중 이다. Yo 라디오는 전세계 라디오 방송들이 꽤 많이 잡히고, 음질도 크게 나쁘지 않은 채널도 있어서 몇개를 스크랩해서 듣고 있다.
음악이 없는 삶은 때로는 필요하기도 하지만, 혼자 있을때엔 친구가 되어 주기도 하고, 외로움을 잊게도 해주는 고마운 존재다. 누군가와 좋은 음악을 함께 듣고, 같이 느끼고 공감한다면 서로 친해지고 가까워지는 계기가 될 수도 있을것이다. 작년에 무한도전에서 추석특집 외화더빙 프로젝트로 선정되었던 영화 [비긴어게인] 을 보면 이런 과정들을 거쳐 주인공 남녀가 가까워 지는 모습이 나온다.
아주 오래전에 음반을 테이프나 CD로 사서 듣던 시절엔 친구끼리 연인끼리 선물로 사주기도 하고, 받기도 했었다. 요즘에야 그런 일은 레코드 가게를 찾는것 만큼이나 희귀한 추억꺼리가 되어 버렸지만 말이다.
스마트폰이란것이 대중화되고, 애플의 스티브 잡스가 아이튠즈라는 음반시장을 송두리째 뒤바꿔 놓는 프레임을 만들면서 그리고 유튜브라는 소셜네트워크 영상 서비스가 메이저 방송국이 못하는것들을 해내면서 음악을 듣고, 소비하는 패턴이나 방식 자체가 과거와는 너무나 크게 변하고 달라졌다.
지금도 노래를 만들고, 부르고, 녹음하고, 음반이라는걸 만드는 과정 자체는 크게 변하지 않았고, 여전히 자본과 돈이 많이 들어가는 산업이지만 소비자체가 너무나 쉽게 이뤄지고, 듣는 행위도 간편해 지다보니 자연히 예전처럼 그 소중함을 깨닫거나 음미하기도 전에 버려지고, 폐기처분 되는 주기자체가 굉장히 짧아진게 아닌가 싶다.
한국에서 즐겨봤던 TV 프로그램 중 몇 안되는 낙 중에 하나가 [MBC 나는 가수다] 프로그램 이었다. 지금도 복면가왕이나 듀엣가요제 등으로 포맷이 변형되서 비슷하게 유지가 되고는 있지만, 새로움과 도전이라는 측면에선 나가수를 따라가지는 못하는듯 보인다.
그저 노래만 잘 부르는 사람을 뽑는게 아니라 그땐 평소에 그 가수가 전혀 하지 않았던 것들을 해보이고, 장르를 바꾸고, 걸그룹의 댄스곡을 록으로 편곡하기도 하는등 그 자체가 파격이고, 새로움이고, 그래서 흥미롭고 신선하고 듣는 재미, 보는 재미까지 있었는데… 참 아쉽다.
나가수엔 나오지 않았지만 그 전에 [MBC 음악여행 라라라] 라는 프로그램에서 이승열씨가 불렀던 원더걸스의 노바디는 그래서 아직도 잊지 못하는 명곡이다. https://vimeo.com/24962338 여기에서 한번 감상해 보시라.
이런게 바로 혁신이고, 새로움이고, 즐거움 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