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3 아이덴티티 SPLIT (2016) 내안에 내가 너무 많아….
갑자기 영문도 모른채 납치된 세명의 소녀들… 어딘지 알수없는 밀실, 그는 왜 소녀들을 납치해서 감금했나?
해리성 정신장애를 겪고 있는 케빈 클럼은 23개의 자아를 가졌다. 각기 다른 자아는 성격부터 외모, 말투, 행동 등 모든게 완전히 다른 인격들 이다.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제 24번째 자아인 비스트로 인해 작은 마을은 큰 공포와 충격에 빠지게 되는데…
케빈- 정확히는 패션 디자이너? 배리의 인격-은 가끔 정신과 전문의 플레처 박사를 찾아가 자기들에 대한 얘기를 하곤 했다.
플래처 박사는 그(들)에 대한 연민과 학자로서의 탐구정신이 맞물려 단순히 해리성정신장애 를 넘어서서 인간의 한계를 극복하는 열쇠를 그 속에서 발견하고자 한다.
소녀들은 시시각각 다가오는 죽음의 공포에 맞서 탈출하려고 갖은 노력을 해 보지만 매번 데니스 인격에게 잡히고 만다.
패트리샤 는 때론 엄마처럼 그들을 돌보고, 어린 헤드윅은 자주 실수를 하며 헛점을 보이곤 해서 이래저래 탈출의 실마리를 줄듯 말듯 하지만 쉽게 되는일이 하나도 없다.
주인공 소녀 케이시의 과거 어린시절이 중간 중간 나오면서 뭔가 할것만 같더니 결국 그 지옥에서 기어이 탈출에 성공! 이라고 해야 하나…
마지막에 좀 생뚱맞게 우리들의 영원한 액션 히어로 브루스 윌리스 아재가 카메오 아닌 카메오로 등장해서 나이트 샤말란 감독의 망작(?) 언브레이커블의 속편(?)이 되어 버린 이 영화.
뭔가 애매하고 뭔가 이상하다.
그래서 감독이 말하고자 했던것은 무엇인가?
사람에겐 누구나 믿지못할 일들이 자주 일어난다는것? 여기서 무슨 교훈이나 사회적인 메시지를 찾는게 무슨 소용인가.
그러나 사실 결정적인 장면이 하나 있다. 왜 케빈이 그렇게나 많은 인격들로 쪼개지고 분리(SPLIT)되어 버릴수 밖에 없었는지 단번에 알게한 그 사건.
자고로 아이는 꽃으로도 때리지 말라고 하셨거늘… 물리적인 폭력이든 정신적인 폭력이든 그 어떤 폭력도 백지같은 아이들에겐 하나 하나가 평생을 감옥 처럼 스스로 옭아매는 것 뿐만 아니라 자기자신만 파괴하는 차원을 넘어 주변 사람들 이웃들까지 파괴하는 원인이 될수있다.
그리고 자주 플래처 박사와 배리(나중엔 데니스?) 의 대화에서도 짐작이 가듯 케빈은 불행한 유년기를 거치고 나서 성인이 되어서도 늘 많은 사람들의 놀림과 조롱, 장난의 대상이 되어 버리면서 더 잘게 쪼개져 버렸다는 것.
아무 생각없이 그냥 재미로 던진 돌에 개구리는 맞아 죽을수도 있지만 사람은? 죽지 않고 살아서 내가 던진 조그마한 돌맹이가 엄청난 부메랑 으로 날라올 수 있다.
비스트의 존재를 처음부터 밑밥으로 조금씩 뿌리고, 깔다가 막판에 야심차게 등장하긴 했는데, 이미 너무 많은 설명과 기대를 하게 만든터라 … 상상이 지나쳤다면 어쩌면 좀 실망스럽다. 그러니 이걸 반전이라고 할수도 없고, 그렇다고 이게 무슨 괴물 영화는 아니니까 괴물은 괴물인데 괴물은 아니고…
감독의 마수에 걸린건 바로 제임스 맥어보이?어쨋든 다양한 캐릭터를 독특한 특징으로 실감나게 표현해 주니 대단한 배우라는 것, 또 주인공 소녀 케이시 역 배우가 나중에 크게 잘 될 인재라는걸 느꼈다.
이건 요약하자면 밀실 공포+미친(?)살인마 라고 하기엔 좀 얌전한 악당+정신분석+심리게임+스릴러+탈출+액션(?)+그리고…. 야수물??
요즘 영화들이 워낙에 쎄고, CG로 과한 포장을 해대는것에 비하면 그런게 덜해서 좀 심심한듯도 하고 아쉬운 부분도 있지만, 그런것들 보다 오히려 옛날 영화에서나 느꼈던 진짜 스릴과 가슴 졸이는 서스펜스, 공포를 하나씩 쌓아가는 긴장감을 여러 요소 장치들과 연기로 보여줘서 괜찮았다.
결말이 좀 개운치는 않지만 아마도 다음 편을 위한 디딤돌이라고 하면 수긍이 간다.
미친 자아분열의 끝을 보여준 이 영화. 내 안에 내가 너무나 많아서~~~ 그래서 이대로 끝내기가 못내 참 아쉽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