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이폰 X 이전에도 스크린만 있고 전면에는 버튼이나 뭔가 누르는 것이 없는 폰이 있기는 했었다.
아이폰이 (홈)버튼을 없애자 다른 제조사들도 너나 할것 없이 전면부 버튼을 없애고 터치 스크린 안에 숨겨진 버튼으로만 조작이 가능하게끔 했다.
과연 이 (홈) 버튼 이란건 구시대의 유물이자 반드시 없애야만 하는 군더더기 일 뿐 이었나?!
내 생각은 다르다.
디자인적인 심미성이나 아름다움은 일단 차치 하더라도 사용자 편의성 측면에서 직관적인 기능을 가진 버튼은 반드시 필요하다.
내가 그런 버튼없는 풀 터치 스크린 폰 사용자가 아니라서 익숙하지 않아서 일까? 물론 자주 사용하다보면 그 불편함 마저도 아무것도 아닌게 되어 버릴지도 모른다.
그러나 어찌보면 아날로그 적인 조작을 위한 스위치 또는 버튼은 아무리 터치 스크린이 진화하고 섬세한 터치를 인식한다 해도 긴급한 상황- 이를테면 화면이 꺼져 아예 조작이 불가능한 경우 또는 터치하는 행동 자체를 할 수 없는 경우 등-에선 반드시 필요하다.
초기의 아이폰은 세대를 거치며 발전해 왔지만 잡스 사후 까지도 홈버튼을 유지한건 나름의 이유가 있었다.
에어팟 등 혁신 아닌 혁신을 주도해야만 하는 애플이라는 기업의 정체성 때문에 결국 하나 남은 홈버튼 마저 없애야만 했던 것인가.
예를 들어 어떤 어플이나 기능을 사용하다가 오류 또는 여러가지 이유로 뒤로 가거나 홈으로 돌아가야 할때 화면에 아무것도 나오지 않으면 누구나 어찌할바를 몰라 당황하게 된다. 물론 이미 익숙한 사용자라면 어떤 약속된 행동(화면 아래쪽을 터치하거나 아랫쪽 부분을 위로 쓸어 올리는 등의 제스처)을 하게 되겠지만, 사전에 그런걸 전혀 모르는 사람이라면??
또다른 예를 들면 왠만한 카메라 보다 더 정교해 지고 화소수나 기능이 월등해진 모바일 폰 의 카메라 기능은 대단히 훌륭하지만 그래도 여전히 많은 사람들이 디지털 카메라를 사용하는건 단지 다양한 렌즈나 화면의 깊이, 색감 때문만은 아닐것이다.
피사체나 풍경등을 보면서 그 찰나의 순간을 남길때 셔터(버튼)을 누르는 행위, 즉각적으로 찰칵 하면서 반응하는 카메라와의 교감은 터치해서 나오는 전자 셔터 사운드 와는 질적으로 차원이 다른 것이다.
마치 스크린 너머로 영화를 볼때와 연극 또는 뮤지컬, 콘서트를 현장에서 바로 눈앞에서 볼때와의 차이라고나 할까? 경험해 본 사람만이 아는 그 감동의 차이는 가히 하늘과 땅 차이 그 이상 이다.
세상은 더 빠르게 변화하고 미처 적응하기가 무섭게 바뀌고 있는 2019년 초, 과연 이 기술의 발달은 인간에게 편리함, 편의성만을 주는 것인지, 아니면 그저 새로울것 없는 시대에 새로움 이란 명목하에 억지로 기술의 풍요를 누리라고 강요를 당하고 있는것은 아닌지…
인간을 위한 기술, 디자인이 아닌것은 무엇을 위한 기술이고 디자인 인가.
그저 거추장 스러운 버튼 하나 없앴다고 소란 떤다고 무시할게 아니라 그 작은 버튼의 눌림 하나에도 여전히 감정과 느낌을 가진 인간의 작은 몸부림, 아니 속삭임 이라고 해두자.
여전히 우리에겐 그런것들이 필요하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