쿠알라룸푸르 시내 메르데카 광장 근처에는 오래된 건물들이 많다. 그래서 구 시가지 라고도 하고… 우연히 보게 된 벽에 써진 낙서같은 글자들… 중 유난히 눈에 들어온 저 글귀… “homeless is not a crime” 뭐 홈리스는 범죄자가 아니다… 란 뜻 이겠지… 홈리스 중에 누군가가 하도 억울해서 쓴 것일수도 있고, 아니면 홈리스가 아닌 누군가가 홈리스들을 동정해서 그들을 나름대로 변호(?) 하려고 쓴 건지도…
사실 구 시가지 주변은 늘 거리에서 사는 홈리스들이 많다. 밤이되면 골목마다 건물앞에서 누워서 자는 모습들을 많이 목격하게 된다… 자연히 좀 위험하지 않을까… 하는 걱정을 하게되고, 그래서 밤에는 가는것이 좋지 않다고도 말하곤 한다…
범죄를 저지른 사람들이 아닌데도 마치 예정된 범죄자 인것마냥 범죄자 취급을 하는건 그 자체로 폭력이고, 그들 입장에선 억울한 누명인게 분명하다…
단지 돈이 없어서, 그래서 집을 구할수 없기 때문에 어쩔수 없이 거리에서 지내는 것 뿐인데… 그게 죄인가? 여기 말레이 사람들은 그저 한낱 인간 쓰레기 같은 이방인, 아니 버러지 취급을 하는 주변국가에서 온 사람들…
한국에 있을때 강남역이나 역삼역 출구 앞에서 그런 사람들과 크게 다르지 않은 한때 똑같이 노숙인 이었던 분들이 파는 잡지 ‘빅이슈’ 를 한동안 꾸준히 사서 본 적이 있었다…
노숙인-홈리스-들을 돈이나 기타 물질로 도와줄 수 있지만, 알콜 중독이나 기타 여러 문제들로 당장에 주어진 돈이 그들에겐 오히려 자활을 방해하는 요소가 될수 있기에… 그들 스스로 일을 하면서 그에 따른 수입을 가져갈 수 있고, 그걸 한푼 두푼 착실히 모아서 집도 마련하고, 작은 가게라도 하나 장만하게끔 해 주는 좋은 시스템이어서 크지 않은 돈 이지만 그 분들을 돕고 싶어서 샀던 그 잡지..
여기선 그런게 전혀 불가능한 것일까… 그런 생각이 든다… 그나마 한국 노숙인은 빚이 많건 적건 문제가 있든 없든 그래도 어쨋든 국적은 한국인이어서 주민이어서 국민이기에 그런 혜택 아닌 혜택도 받을 자격이 있었다면….
여기 노숙인-홈리스-들은 인종도 다양하고, 국적도 제 각각… 불법체류 중인 사람이 대다수… 역시나 국가가 어떤 대책을 세우지 않는다면 사회나 개인, 혹은 단체가 나서서 해결할 수 있는 사안은 아닐것이다… 그 조차도 불법으로 간주 될 소지가 충분하기에….
지나가다 문득 눈에 들어온 짧지만 힘있는 이 문장… 우선은 나부터 우리부터라도 그들을 범죄자 취급하지 않고, 근본적으로 도울 수 있는 방법들을 찾아본다면… 그저 위험한 이방인이 아닌 좋은 이웃, 친구가 될수도 있지 않을까…
‘빅이슈’를 판매하던 역삼역 3번출구 앞 아저씨의 꾸밈없던 밝은 미소가 떠오른다… 레모나를 같이 주시면서 힘내세요! 라고 해주었던… 나보다 더 많이 힘드실텐데… 지금쯤이면 집에서 따듯한 밥 드시면서 잘 살고 계시겠지… 세상을 더 좋게 살 만한 곳으로 변화시키는건 아주 작은 행동 하나 하나가 시작이 되고, 그게 점점 퍼지고, 커지면서 언젠가는 불가능하게 보였던 일들이 가능해 지는 과정이다…
거리에서 구걸하는 사람들이 거리에서 먹고 자고 하는 사람들이 우리와 다르지 않은 평범한 사람이고, 이웃이고, 친구도 될 수 있는 날이 빨리 오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