헤이트풀8. 헐리우드의 악동(?) 쿠엔틴 타란티노 감독이 돌아왔다. 감독의 초기작 저수지의 개들을 떠올리게 하는 이 영화는 서부시대 남북전쟁의 직후 미국 와이오밍 근처의 어느 산속 눈보라가 몰아치는 산장에서 벌어진 사건을 다룬다.
현상금사냥꾼, 패잔병인 남부군의 장군, 살인용의자인 유일한 여자, 그리고 그녀를 살려서 데려가야 하는 남자, 그들이 타고 온 마차의 마부, 산장의 관리인, 곧 보안관이 될 남자, 그리고 정체를 알수없는 카우보이까지 8명의 등장인물들은 각자의 사정(?)으로 우연히 이 산장에 고립되고, 아무 연관이 없어 보이던 이들은 하나둘씩 죽어간다.
여자에게 엄청난 금액의 현상금이 걸려있다는 걸 모두가 알게 되면서 부터 일은 점점 꼬여가고…. 아무도 믿지 못하는 상황, 누가 거짓말을 하고 있는거지? 진실은 무엇인가? 범인이 이길것인가, 정의가 승리할것인가.
고전 추리극의 형식을 가져와서 타란티노식 갱스터 무비를 버무리고, 서부극까지 녹인 이 영화. 한정된 공간 안에서 벌어지는 사건들과 대사 한마디 한마디에 집중하게 만드는 기술이 역시 노련함이 묻어나는 작품이다. 역시 특히나 추리물이나 스릴러는 대사가 중요하다. 스케일이 크지 않아도, 충분히 박진감마저 느껴지니….
무엇보다 예전 역전의 용사들이 뭉쳐서 만들어 내는 화음은 명불허전.. 이젠 할배들이 되어 버렸지만 그래도 그 에너지와 열정이 느껴져서 좋았다.
돈앞에서 약해지고, 무엇보다 서로 살리고자 살고자 애쓰지만 결국 허망하게 죽어가는 이들을 보며 그 모든것들이 인생무상, 한없이 덧없는 욕심과 욕망임을 본다.
괜찮은 반전이 기다리는 잘만든 서부 범죄 추리 스릴러 헤이트풀8. 한정된 공간안에서 벌어지는 아가사 크리스티 스타일의 정통 추리물이 주는 쫄깃한 긴장감을 맛보고 싶은 분들에게 강력 추천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