프랑스 여류작가 아멜리 노통 의 소설은 흥미진진 하고 재미있다.
과거 “적의 화장법” 이나 “살인자의 건강법” 등 한정된 공간, 색다른 대화로 이뤄진 추리소설? 혹은 범죄소설 을 쓴 작가로 여러 책들을 인상깊게 읽고도 오랫동안 잊고 지낸 이름이다.
역시나 명불허전.
단 네 명의 등장 인물만으로 충분히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서스펜스와 대화, 분위기로 심장을 조여오는 듯한 긴박감에 분열된 자아, 탁월한 심리묘사 등은 여전히 압권이다.
오랫동안 라틴어와 그리스어, 신화를 가르치는 교사였지만 퇴직 후 사랑하는 아내와 한적한 시골에 그토록 원하던 그림같은 작은 집을 갖게 된 에밀.
그들의 꿈같은 행복한 일상에 어느날 느닷없이 들이닥친 옆집 불청객 베르나르댕 씨는 말수가 적다.
차리리 수다쟁이였다면 지루하지는 않았을터.
그렇소, 아니오 등의 단답형 대답과 거대한 몸집에 쏘아보는 듯한 기분나쁜 눈빛, 무엇보다 그 누구도 존중하거나 예의따윈 안중에 없고, 오로지 자기자신 밖에 모르는 철저한 이기주의자 인 옆집 사내는 매일 오후 네시면 어김없이 문을 두드리고 그들만의 천국을 지옥으로 만드는데…
여기도 타인은 지옥이다.
정신없이 빠져들다 보니 문득 그들의 나이가 60-70대의 할아버지, 할머니 라는 사실에 놀란다.
이런 상황이 이런 대화가 이런 행동들이 가능한건가? 싶은 일말의 의구심이 드는 찰라
소설은 끝이 난다. (이틀만에 다 읽었지만, 하루 반나절만으로도 충분한 단편소설 임)
물론 60-70대 노인들이 모두가 병약하고 굉장히 느리고, 힘없는 사람들만 있는것은 아닌것이다.
그들도 우리처럼 여전히 넘치는 지성과 지칠줄 모르는 에너지, 정열을 그대로 가지고 있는 사람들이다.
가끔 밤잠을 설치고 새벽까지 잠 못들고, 너무 이른 시간에 깨며, 행동이 걸음이 생각처럼 젊은 시절의 그것만큼 빠르지 못한 경우가 종종 있을 뿐.
나이를 떠나서 무례한것은 어디까지 참아줘야 하며, 예의는 개나 줘야 하는 타이밍이 오면 어떻게 대처할 것인가.
늘 착하고 선량한 사람만 당하고 피해를 입어야 하는 건 아니다.
그래서 그 어떤 부당한 폭력이라도 당연하게 감내하지 말아야 한다.
분노는 악의 씨앗이 될수 있지만, 때때로 분출하지 못한다면 말그대로 멘탈이 무너지고, 더 나아가 장애 또는 스스로 병들 수 있기에…
부디 오늘도 심신 모두 평안 하시기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