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 사립 탐정 하면 떠오르는 두 사내- 샘 스페이드와 필립 말로 – 를 창조한 두 작가- 대실 헤밋 과 레이먼드 챈들러는 그래서 하드보일드 라는 스타일을 추리소설 이란 장르에서도 유독 돋보이게 만들었고, 아직까지도 수많은 이들의 사랑을 받고 있다.
거친 도시의 뒷골목과 어두움을 배경으로 다양한 인간 군상들이 펼치는 사건, 사고, 특히나 비밀에 쌓인 실종 또는 살인사건을 특유의 직감과 민첩한 행동으로 정면 돌파해 나가는 기사 같은 멋진 탐정의 모습은 여전히 매력적이다.
심지어 이 빅슬립은 레이먼드 챈들러의 51세에 첫 출간된 장편소설 이라고 한다. 와. 천재 아닌가?! 조금 늦긴 했지만, 오히려 20-30대에 첫 장편을 쓰는 요즘 작가들이 더 천재라고 해야할까?
어쨋든 사실 그의 첫 장편 이라고는 해도 그 이전에 당시 미국 펄프픽션(영화도 있지만 그 영화도 이런 배경에서 나온..) 잡지들에 싸구려 단편 소설을 이미 많이 팔았던 전력이 꽤나 있었다.
그 많은 단편들 중에 두편을 재활용? 해서 3달만에 만들었다는 믿기지 않는 소설이기도 하다.
그저 대단하다고 할 수 밖에는… 달리 할 말이 없다. 물론 추리소설 이라는 장르의 문법이나 틀로 재단하자면… 치밀한 복선이나 엄청난 반전, 또는 기막힌 수수께끼를 시원하게 풀어내는 등의 요소들을 찾기는 어려울 수 있으나…
그럼에도 불구하고, 해설에서 작가 무라카미 하루키가 평 했듯이… 그런 치밀한 맛이 없이 조금은 덜컹거리고 약간 거칠고 세련되지 못한 맛이 오히려 매력이고 멋 이라 하겠다.
뒷골목을 고양이 처럼 조용히 배회하면서 사람을 찾거나 단서를 발견하는 사립 탐정이 너무 세련되고 깔끔해서 셜록홈즈 나 애르퀼 포와로 같다면.. 좀 어색하지 않을까?
하드보일드 란 그런 것이다. 때로는 그림자 속에 숨어 지켜보고, 어느 순간엔 거칠게 밀어 붙여야 하고, 때론 모든걸 묻고 고독하게 뒤 돌아서야만 하는 것…
여기서 이 책 빅슬립의 줄거리를 언급하는 것 자체가 넌센스 같다.
그래도 궁금하실 미래의 독자를 위해 간단히 써 보자면…
LA 뒷골목 사립 탐정인 필립 말로는 거부인 스턴우드 장군의 의뢰를 받고, 사건에 뛰어든다. 단순 협박? 인 줄로만 알았던 사소한 일은 점점 더 큰 비밀들이 드러나고… 다양한 인물들이 엮이면서 자꾸만 꼬여 가는데… 계속되는 주변 인물들의 살인사건에 의도치 않게 연루되면서 위기를 맞는 말로… 그는 과연 진실을 밝혀내고, 의뢰를 끝까지 제대로 마무리 할 수 있을런지…
그리 두껍지 않은 300 페이지 남짓의 책은 휴대하기도 좋고, 그래서 더 잘 읽히기도 하고, 물론 시대를 뛰어넘어서 여전한 재미와 감동이 있다.
지금의 시각이나 감각에는 조금 옛스러운 느낌이 묻어나는건 어쩔 수 없지만, 고전은 고전이다. 괜히 하드보일드 시조새 라고 하는게 아니었다. 레전드는 영원하다.
다 끝난줄로만 알았는데… 역시 끝날때까진 끝난게 아니었다.
먹고 살기 위해 억지로 썼던 틀에 박힌 액션과 단순 명쾌한 결말… 그런 펄프픽션들이 쌓이고 쌓여 그 누에고치를 뚫고 탄생한 이런 걸작 이라니…
너무 큰 기대는 하지 마시길.
그래도 하드보일드만의 쓸쓸한 고독함과 그런 문장을 뛰어 넘는 세밀한 묘사와 그 때 그시절의 풍경과 분위기를 제대로 그려낸 원조를 찾으신다면…
이 책 빅슬립을 강력 추천 드립니다.
[재미있는 책(도서) 추천 고전 명작 세계문학] 빅슬립 big sleep / 레이먼드 챈들러 Raymond Thornton Chandler / 김진준 옮김 / 문학동네 / 하드보일드 탐정 소설의 시조새는 역시 레전드다… 이게 첫 장편 소설 이라니… 말도 안돼.. 맙소사..아래 링크에서 이 책을 만나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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