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F 사이버펑크 액션스릴러- 블레이드 러너의 향기가 물씬 풍기지만 전혀 다른 이야기.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현재 시즌1만 나온 얼터드 카본을 보고 있다.
미래의 어느 날, 250년전에 의식이 보류된(교도소에 수감?) 용병이자 테러리스트 였던 다케시 코바치는 누군가의 요청으로 새로운 육체를 받아 다시 태어난다.
아주 오래전 갑작스런 CTAC(행성치안 특수부대) 의 습격으로 죽었던 당시의 기억을 생생하게 간직한채로 깨어난 코바치.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행성 보호국 베이시티의 경찰 오르테가. 그녀는 그를 되살려 낸 의뢰인 이자 우주에 몇 안되는 엄청난 재력을 가진 지배자 므두셀라(성경에서 696년을 살았다고 하는 사람) 중 한명인 로렌스 뱅크로프트 에게 데려가는데…
로렌스는 이미 350년을 살아온 최고 권력자 중 한명이다. 얼마전 벌어진 로렌스 자신의 죽음과 관련, 누가 자신을 죽였는지, 왜 그랬는지를 알고 싶어한다.
저장소란 기억과 의식이 들어있는 작은 디스크만 파괴되지 않으면 어떤 육체로든 옮겨갈 수 있는 미래…
로렌스 같은 막대한 부와 권력을 가진 자만이 정기적으로 이 저장소를 다른 우주나 행성의 클라우드에 백업, 미리 만들어 둔 자신과 똑같은 클론 육체에 삽입해 영원한 삶을 살 수 있다.
그렇게 그는 다시 살아났지만, 죽기 10분전에 이미 의식과 기억은 백업이 완료되어 다시 태어나기 전까지 약 48시간의 기억이 사라진 것 이다.
오래전 므두셀라 같은 행성의 독재자 로부터의 자유를 위해 투쟁한 엔보이라고 불린 테러리스트 집단의 핵심 요원 이었던 코바치. 엔보이 만의 특별한 직감과 전투능력등을 가진 코바치를 이용해 자기를 죽인 살인자에 대해서 알아내려고 엄청난 금액과 권력을 이용해서 그를 되살려 낸것이다.
그에게 임무 성공시 평생 원하는 삶을 살 수 있는 막대한 보수와 수사를 위한 모든것을 지원하겠다는 제안을 하는 로렌스.
하지만 코바치는 제안을 단칼에 거절하고, 다시 의식 보류 상태로 돌아가면 그만 이라고 일갈 한다.
선택은 코바치의 몫. 로렌스는 하루의 시간을 주고, 천천히 생각해 보라고 그를 설득한다.
이 이상한 의뢰를 받아 들일것인가, 말것인가… 고민도 잠시 코바치는 더 큰 위기앞에 과거와 현재 사이에서 결단을 내려야 한다.
여기까지가 1화 과거로부터 의 대강의 내용이다.
전개도 굉장히 빠르고, 화려한 색감과 미래 어느 행성의 그래픽은 무난하게 그럴듯하다. 화려하지만 신종 마약과 범죄가 끊이지 않고, 늘 비가 내리는 암울+비루한 지상 그라운더의 삶과 극명하게 대비되는 구름위 므두셀라 들의 천국 같은 초호화 럭셔리 빌딩 펜트 하우스…
한때는 행성 보호국 군 소속이었다가 배신자로 낙인 찍힌 후 테러리스트의 핵심 인물이 되기도 했던 주인공의 복잡한 과거사, 그를 집요하게 추적하는 경찰, 그리고 단순 살인사건이라고 하기엔 꽤나 꼬일대로 꼬인 수상한 의뢰… 설정들 만으로도 짜임새 있다.
성인 드라마이니 그에 걸맞는 과격한 액션과 총질, 미래 타락한 도시의 외관과 속살은 자극적인 소재로 충분하다.
리처드 K 모건이 2002년에 출간한 동명의 탄탄한 원작 소설을 기반으로 해서인지 드라마도 잘 나왔다. 이제 시즌1, 1~3화만을 보긴 했지만… 이 느낌 그대로 쭉 가기만 해도 나쁘지 않을듯.
주연, 조연들 연기도 나쁘지 않은데, 다만 육체는 대단히 훌륭한데 발음이 약간 옹알거리는듯 해서 조금 아쉬운 코바치(조엘 킨나만 분) .. 원래 일본인 이라는 설정인데, 서양인으로 몸 바꿔서 뭔가 설정 부터 어색… 그래서 말도 어색한가?
정통 하드보일드 탐정물과 SF 사이버펑크 디스토피아 장르의 믹스가 훌륭한 얼터드 카본! 다음 전개가 궁금하다.
#6화. 대박. 5화 부터 시작된 이 미친 전개와 끝없는 몸부림… 오랫만에 느껴지는 전율. 소름. 예전 데어데블 볼때나 브라이트 볼때도 미약하게만 느꼈는데, 이 모든것을 한데 뭉쳐서 터트려 준다. 왜 이걸 이제서야 보게 된걸까. 늘 곁에 있었는데, 그 소중함을 미처 몰랐던 것처럼. 그저그런 싸구려 SF 물 정도로 생각했던 내 생각이 무지의 산물이었음을 이제서야 깨닫게 되다.
완벽한 각본과 스토리가 발전한 테크놀러지와 만났을때의 희열이란. 그 옛날 메트릭스가 나오고 나서도 몇년 후에 나왔던 그 이름조차 꺼내기가 두려운 망작- 성냥팔이 소녀의 재림과 극대칭 점 끝에 존재할 법한 이 드라마. 뭐 비교대상이라고 하기조차 너무 부끄럽다.
한꺼풀씩 차곡 차곡 쌓인 양파껍질을 벗겨내듯 꼬일대로 꼬인 실뭉치를 한가닥 한가닥씩 풀어내듯 의문점들을 하나씩 해소시켜 주면서도 적절한 액션, 간절한 드라마, 질기게 실처럼 이어지는 로맨스 까지.
싸구려 성인물이라고 하기엔 너무나 고퀄리티. B급의 탈을 쓴 A+급 결정판이다.
넷플릭스의 중독성과 일부 해악스러운 컨텐츠는 경계해야 하지만, 이런 띵작, 아니 명작은 월 정액 결제가 아깝지 않게 해준다.
이런건 닥치고 봐야지.
#이런 극혐, 피칠갑 과격 액션스릴러에 암울한 인물들 뿐이라서 너무 가라앉은 분위기 쇄신을 위해 간간히 실소 개그 코드 삽입?
우리의 만능 AI 포 와 전혀 백업을 못해주는 파트너? 엘리엇의 티격태격도 나름 재밌지만, 다른것 보다 정말 심각한 상황에서 어이가 없는건, 엄청난 살상용 무기를 왜 아이들 책가방에 넣고 다니는건지…
아, 개그도 개그지만, 은색 반짝반짝 하드케이스면 누가봐도 뭔가 대단한게 들어있겠구먼… 해서 대비를 하는데, 이건 뭐 진짜 핑크색 어린이용 가방인지라 에이 설마… 저런거 안에 뭐 대단한게 있겠어? 하면서 방심하는 찰라… 퍼버벅…. 끝.
하여튼 주인공 코바치의 큰 키와 너무나 안 어울리는 이 가방. 누가봐도 아빠가 딸 가방 잠시 들어주는 모양새 그 이상도 그 이하도 아닌것이다.
#시즌1 대단원의 막을 내리다. 무한 이기주의와 욕망의 끝은 결국… 파멸뿐이다. 반전과 복선, 배신과 거짓으로 얼룩진 인생… 그래도 살아야 하는 이유가 있을까? 인간은 영원히 산다고 신이 되어서는 안된다. 그리고 결코 신이 될수도 없다는 철학적인 화두를 던지며, 맹목적인 믿음도 신앙을 가장한 폭력과 살인도 결코 용서받을 수 없는 죄악임을 다시금 상기하게 한다. 중반부 이후 만악이 근원이 밝혀진 다음부터는 조금 추진력이 떨어져서 아쉽긴 했지만 마지막까지 충분히 납득할 만한 전개와 후련함을 선사해 줘서 만족한다.
지상의 비루한 삶이든 천상의 고결한 삶이든 인간이라면, 누구나 인간다움을 지녀야 인간이라고 할 수 있는 것이다.
인간이기를 거부하거나 포기한다면 인간 대접을 기대하지 말아야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