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미드 센세이트(sense8 라 쓰고 센세이트라 읽는다.) 시즌1을 보았다. 워쇼스키 남매(?) 의 진정한 재기작이라고 불리는 이 요상한 미드…. 무엇보다 배두나를 비롯한 우리에게 너무나 친숙한 한국 배우들이 대거 출연한다는 이 미드에 대한 호기심과 과연 어떨까 하는 궁금증으로 찾아보게 되었다.
대강의 줄거리는…. 서로 감정과 순간의 상황들을 공간을 초월해서 공유하는 8명의 특별한 주인공들이 각자의 이야기를 전개해 가는 도중에 서로를 돕기도 하고, 같이 웃고, 같이 슬퍼하며 공감을 한다. 이들을 잡아서 뇌수술을 통해 개조(?) 혹은 거의 반죽음 상태로 만들려는 악당세력- 이들 중 일부는 주인공들과 똑같은 센세이트 들이다! – 에 맞서서 생존하려고 애쓰는 이야기…이다.
줄거리는 어찌보면 굉장히 단순하고, 각 캐릭터들도 아주 복잡하지는 않지만 중요한건 그 8명이 사는 나라가 다 다르고, 그래서 매 편마다 전세계 올로케를 보여준다. 헐…. 그냥 잠깐 나오는게 아니고? 그렇다. 계속 전세계를 돌며 이야기가 전개된다. 헐…. 스케일…. 거기다가 영화적인 요소와 규모는 기본이고, 워쇼스키 특유의 간지나는 액션도 가끔 양념처럼 나온다.
다 좋은데… 가장 눈에 거슬리고, 불편한건 LGBT 코드가 너무 자주 많이 나온다는 사실이다. 기본적으로 8명의 주인공 가운데 노미(마이클) 이 속한 레즈비언 커플 하나, 멕시코 액션무비 스타인 리토가 속한 게이 커플이 하나씩 있으니 러브씬은 기본으로 자주 등장하고… 타이틀 시퀀스에도 수염 잔뜩 난 두 아저씨 커플이 사이좋게 아이스크림을 먹는 모습마저 나오니… 아… 이런 거구나 싶은 감이 딱 오는거다.
워쇼스키 두 사람 중 한명은 성전환을 했고, 그래서인지 성에 대해서 굉장히 열려있고, 너무나 당연한 그저 시대의 흐름(?) 혹은 이젠 성소수자가 아닌 당당한(!) 다수자임을 공공연하게 주장, 또는 설파하는 듯한 이 자연스러운 스토리와 전개가 누군가에겐 대단히 기쁘고 즐겁고 환영할 만한 일일지도 모르지만 솔직히 이건 많이 간 듯 하다.
LGBT 자체를 혐오하거나 부정하는것은 아니지만 개인의 취향은 저마다 다르기 때문에 옳고 그름 또한 각자가 판단할 몫이다. 사랑에는 여러가지의 유형과 종류가 많겠지만 아름답게 포장한다고 해서 모든게 아름다운것만은 아니기 때문에….
암튼 이런 특별한(?) 취향과 너무나 자연스러운 모습들은 조금은 거시기 하지만, 그걸 빼면 크게 나쁘지 않았다. 개연성없는 전개나 시도때도 없이 갑작스럽게 서로를 방문하며 생기는 해프닝은 뭐 그냥 원래 얘들은 그런 얘들이니까…라고 넘어가기엔 좀 억지스러운 면이 있다. 그래도 나름대로는 골고루 다양한 인간군상과 그 속에서 문제를 해결해 나가려고 노력하는 주인공들은 각각의 개성과 다른 환경들이 잘 어우려져서 전체적으론 좋은 그림이 나왔다….라고는 하지만 전체적으로 폭력이나 성적인 묘사가 강한편이라 갑자기 놀랄수 있으니 조심해야겠다.
앞으로 시즌2, 시즌3에서이야기가 어떻게 전개될지 궁금해 진다. 그들은 서로에 대한 끌림을 더 강하게 느끼며 결국 사랑의 결실을 맺을 수 있을것인지… 아니면 그 위험한 사랑때문에 서로를 파멸로 몰고갈 것인지…
이렇든 저렇든 지금 이 시대, 세계의 현재 모습을 적나라하게 보여주는듯도 하고, 한국 관련 내용이나 모습들도 예전 로스트에 나온 말도 안되는 엉터리같은 묘사에 비하면 굉장히 많이 발전된것을 볼 수 있어서 괜찮았다. 그래도 여전히 느껴지는 딱딱함이나 기업에 대한 묘사등은 한국이 아닌 일본이다라고 해도 전혀 어색하지 않을것 같은 느낌…. 일본과 우리나라의 미묘한 차이점을 아직 서양인들이 세밀하게 발견하긴 어려운것인가…. 약간 아쉬운 부분이다.
배두나를 비롯, 한국 드라마가 아닌 미드에서 이경영, 이기찬, 명계남, 차인표, 마동석, 홍석천, 윤여정 등 익숙한 분들을 보니 뭔가 뿌듯하기도 하고, 드라마월드를 봤을때와는 또 다른 느낌이다. 이건 메이저리그 같은 거니까…
말레이시아도 주인공이 포함되서 트윈타워나 메르데카 광장등이 배경으로 나오면 참 멋질텐데…하는 생각이 문득 드는 밤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