삶과 죽음까지도 미스테리 였던, 세계 거의 최초의 추리소설가 이자, 평론가, 시인 이었던 미국 낭만주의를 대표하는 작가 – 에드거 앨런 포- 의 죽기전 사흘에 대한 이야기를 픽션을 많이 가미해 만든 미스테리 범죄 스릴러 영화다.
포의 대표작들을 거의 그대로 차용하기도 하고, 스토리에 녹아들게 만들면서도 과거의 이야기 지만 현대적인 플롯과 시퀀스, 무엇보다 손에 땀을 쥐게 만드는 서스펜스를 잘 살렸다.
포 원작의 영화 “히든 아이덴티티” 가 좀 심심하고, 아쉬운 면이 많았는데, 비교하긴 그렇지만 어쨋든 비슷한 시대를 배경으로 하면서도 구시대의 탈을 쓴 현대적인 미스테리로서 합격점을 줄만 하다.
포의 소설과 이야기들을 모방한 살인사건이 잇따라 일어나고, 수사를 맡은 밀즈 경감은 앞으로 일어날 연쇄살인을 막고, 범인을 잡기위해 포의 도움을 청한다.
포의 비밀 연인이자 볼티모어 시의 유력한 유지인 해밀턴 대령의 외동딸인 에밀리가 범인에게 납치를 당하고, 범인은 포와 게임을 제안해 온다.
상상력을 발휘해서 에밀리를 찾고 싶다면 매일 조간 신문에 지금 일어나고 있는 살인사건을 토대로한 리얼타임 소설을 써서 실어야만 그녀를 살려 주겠다는 약속을 한다.
사랑하는 연인을 찾아야 하고, 돈 때문에라도 슬럼프를 극복할 또다른 작품을 써 내야만 하는 포…
번번히 수사망을 빠져나가며 극악무도한 살인을 계속하는 범인은 대체 누구인가. 포는 범인을 밝혀내고, 사랑하는 에밀리를 다시 찾을 수 있을것인가.
단서는 포의 머리속에 있다. 그리고 그의 소설들과 이야기들속에…..
삶 자체도 기괴한 구석이 많았던 에드거 앨런 포 라는 인물 자체를 소재로 삼아 그럴듯하게 빚어낸 영화는 중간중간 과한 고어적인 묘사들이 조금 불편하고, 보기가 수월하지는 않았지만 그 외엔 나름대로는 신선하고, 재밌게 볼 수 있었다.
배우들의 연기도 훌륭했고, 포 역의 존 쿠삭이야… 더 무슨말이 필요할까. 신경질적이면서도 무기력하고, 열정적이면서도 차갑게 식어가는 포의 마지막을 잘 묘사해 주었다. 아마도 실제의 포와 비교하면, 너무 잘생겼고, 키도 너무 커서 많이 미화된 듯 한 느낌이 심하게 들긴 하지만……
현대극에도 자주 나왔지만 특히나 넷플릭스 에일리어니스트 에서도 그렇고, 이런 시대극에 형사나 탐정역으로 늘 보이는 루크 에반스… 인물 자체가 선이 굵고, 고전에 잘 어울리는 캐릭터라서?
반전도 나름대로는 훌륭했고, 범인의 정체도 어쨋든 쉽게 초반에 드러나지 않게 꽁꽁 잘 감싸둬서 끝까지 긴장감을 놓치 못하게 해준것도 좋았다.
에드거 앨런 포 라는 사람에 대해서 조금더 알아보고 싶은, 그의 다른 글들도 다 찾아서 보게 만드는 또 다른 계기를 만들어 준 영화다.
그 유명한 “더 레이븐” 시를 쓰고 받은 돈, 고작 9달러.
그의 죽음은 과연 이런 드라마틱한 서사가 있었던 것인지, 혹은 가난과 술, 기타 약에 취해서 였는지… 여전히 알 수 없는 미스테리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