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마존 프라임 비디오가 넷플릭스 보다 오리지널 영화나 독점 시리즈가 약간 부족한듯 보이지만, 애니메이션은 그 이상 이다.
그중에 유독 눈에 띄어 우연히 보게된 독점 애니메이션 ” 갑철성의 카바네리” 를 보았다.
TV 애니메이션 이 어느때 부턴가 작화가 수준이하로 좀 떨어지고 어째 영 옛날만도 못한 느낌이 많았는데, 그나마 기술력은 올라가서 CG 나 그래픽 적으로 부자연스러움은 거의 사라졌지만 그림 자체가 그냥 막 그린듯한 라인과 원톤 컬러였다. 원래 그림이나 애니메이션 만화는 빛과 그림자 에 따른 명암처리와 시시각각 변하는 색감을 잘 살려야 전체적으로 완성도 가 올라가고 보기에도 훌륭한 것인데…
넷플릭스 최근작 데빌맨 크라잉 베이비 ? 도 거의 팝 아트 수준이어서 좀 실망하고 보다 말았다.
그런데 이 애니, 갑철성의 카바네리 – 이후 줄여서 그냥 카베네리 로 합니다요 – 는 흡사 오래전 OVA 나 극장판 애니메이션 에서나 볼 법한 예술적인 작화와 명암, 컬러 처리가 장난이 아니다. 헐… 뭐지 이건???
내용은…. 좀 짬뽕 잡탕 느낌이 물신 느껴져서 약간 아쉽지만, 원래 감독(아라키 테츠로) 와 제작사 ( WIT STUDIO )의 전 작품이 그 유명한 진격의 거인 이라… 컨셉이나 스토리 전개, 무기류 소재까지 많이 비슷한건 우연은 아니다.
그래도 그림체 하나만으로도 충분히 먹고 들어가니… 예전 추억속의 마크로스 원화를 그렸던 작가의 손길이 묻어나는 참 멋진 작품이다.
설정은 설국열차+부산행+진격의 거인? 증기기관이 막 태동하고 열차가 유일한 이동 수단이었던 전국(?) 시대를 배경으로 스팀펑크 컨셉의 무기류와 기계류를 다루는데… 각 막부의 성같은 지역별 역을 중심으로 살아남은 사람들이 마을과 도시를 이뤄서 살고 있다. 역 외부에는 카바네 라고 불리우는 좀비인데, 심장이 강철같은 피막으로 둘러싸여 있어 죽이기가 쉽지 않은 괴물들이 온 나라를 뒤덮은지 오래….
열차 정비공인 주인공 이코마는 어릴적 누이를 잃은 복수심에 카바네를 한방(!) 에 보내기 위해 틈틈이 친구와 연구에 연구를 거듭, 드디어 기존 증기총 보다 훨씬 강력하고 확실한 츠라누키즈츠 (말뚝총?) 을 발명해 낸다.
머물던 역이 카바네로 이미 오염되어 뒤덮인 열차의 폭주로 뚤려 버리고, 인정 사정 없이 밀고 들어오는 카바네들 로부터 일단 탈출을 해야 하는데… 인간들끼리도 감염 여부로 서로를 의심하며 그마저도 쉽지가 않다.
혼란한 와중, 주인공 이코마 도 결국 카바네에게 물려 곧 카바네가 되어 버릴 찰라…. 기사회생으로 카바네가 되는건 면하지만 그는 이미 인간도 카바네도 아닌 그 중간, 카바네리 가 되어 버린것이다.
속도감과 박진감이 초입부라 그런지 대단히 빠르고 전개도 마찬가지라 조금 버거운 면도 있었지만, 작화가 예술에 동작이나 움직임도 굉장히 부드럽고, 멋지니 그냥 넉 놓고 보게 된다.
와… 아직 살아있네! 일본 애니! 프라임 비디오 유료 결제를 나중에 해야되는건가… 고민 하게 만든다.
#시즌1 완결. 대단. 소름. 중간중간 아쉬움도 없진 않았지만 요즘 본 애니중 단연코 최고라고 할 만 하다. 최근에 조금이나마 본 애니라고 해봐야 오래전 아인, 보다 만 캐슬바니아, 데빌맨 정도…
자꾸 진격의 거인이 떠오르는 와중에도 나름대로 끝까지 뚝심있게 밀어붙인 패기가 좋았다.
복수 때문에 살아온 인생이라 할지라도 결국 그 복수뒤에 남는건 무엇인가…
의미없다. 삶이란 증오와 미움의 독기로 사는게 아니라 친구를 위해 죽음마저도 불사하는 용기와 희생, 우정과 사랑으로 사는것 이니까…
마지막이 너무 해피엔딩이라 좀 어이없고, 살짝 당황스러웠지만 뭐 어때? 재미있게 본걸로 충분히 만족한다.